80-90년대 액세서리도금 1번지 명맥만 유지
폐쇄성이 강하고 정보의 사각지대에 노출
연합회 만들고 정보교류에 나서
낙후된 한강이북권
액세서리도금 1번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한강이북권의 도금업체.
80년대에 접어들면서 서울에서 환경단속이 강화되자 인접한 지역인 포천과 의정부, 양주와 남양주지역 등에 형성되기 시작한 한강이북에는 80여 개의 도금업체가 가동되고 있다.
지리적으로 남대문이나 동대문과 가까워 의류부자재와 가구장식, 모조장신구 도금업체들이 대부분이고 아연과 니켈 크롬도금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액세서리도금업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와 관련산업의 호황으로 지난 90년대 초까지 전성기를 누렸으나 88올림픽 이후 인건비 상승으로 경쟁력을 잃어 지금은 액세서리도금 1번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한강이북권의 도금업체들은 같은 수도권인 인천과 안산, 시화지역 도금업체와 달리 지역의 특수성으로 폐쇄성이 강하고 정보 사각지대에 노출되어 있다.
또 기반산업이 약한 까닭에 대량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거리가 없어 사람의 손에 의존하는 수동시설이 전부이고 자동차와 전자 통신 등 첨단부품보다 품질을 크게 따지지 않는 시장물건이 대부분이라 품질에 대한 의식도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다.
그렇다 보니 다른 지역에서는 RoHs 등에 대응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으나 일부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에게는 용어조차 낯선 먼 나라 이야기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한정된 물량에다 기술 차별화도 없어 가끔씩은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데 일거리가 도금업체를 왔다갔다하는 사이에 수동설비로는 감당할 수 없는 가격까지 떨어져 자동화 설비를 갖춘 다른 지역 업체에게 건너간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변하고 있다.
이처럼 낙후된 지역으로 인식된 한강이북권의 도금업계에서 정보 사각지대를 없애고 산업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동참하기 위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정보교류와 권익보호, 친목도모를 위해 한강이북권의 모든 업체를 한자리로 끌어 모으고자 지난해 5월 경기북부도금연합회(회장:진남진)가 결성된 것이 그것이다.
이 모임은 5명으로 발기해 도금단지마다 한 개 업체 이상이 회원사로 가입되어 24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데 매월 갖는 정기모임에서 현안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회원사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거래업체의 이동과 가격경쟁, 종사자의 이동 있을 때는 회원사에게 동의를 구하도록 했으며, 원가절감을 위한 공동구매 사업을 계획하고 환경오염방지와 기술교류 등을 목적으로 정보도 교류하고 있다.
이들은 실제 발주업체의 이동이 있을 때는 조율에 나서고 비회원사의 거래처 침범에 대해서는 조직적인 대응을 모색하는 심도 깊은 논의를 월례회에서 가졌다.
또 환경부의 업종별 폐수배출 차별적용안이 알려지자 비대위의 활동자금을 쾌척했으며 기술세미나 등의 정보를 공유해 자동차부품 관련 세미나에 참석도 했다.
또 경기북부도금연합회 외에 아연도금전문 7개 업체들이 친목도모를 위한 모임도 결성해 활동하고 있는데 회원상호간 거래업체 침범과 발주업체의 도금단가인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가는 기업
흐르는 물에 의존하듯 따라만 가던 도금업체들 가운데는 변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이 있다.
양주시 상수리에 있는 현대와 태광, 협신이 대표적인 경우인데 이들은 섬유단지에 둥지를 틀면서 도금설비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차별화된 기술로 승부에 나서고 있다.
방산 통신부품 표면처리전문업체인 협신은 항균과 향기나는 표면처리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하반기에 설비구축에 들어가는데 라인가동이 들어갈 경우 3배 이상의 매출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협신은 알루미늄 다이케스팅 아노다이징기술도 개발해 놓고 있는데 자동차나 선박, 휴대폰 등에 적용할 만큼 경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대도금은 니켈 크롬도금을 전문으로 했으나 최근 들어 금도금라인을 추가했다.
금도금라인에서는 가구손잡이나 모조장신구, 의류부자재 위주로 도금을 하지만 돌과 곤충, 나뭇잎에도 적용시켜 판로를 찾고 있다.
현대는 안주하는 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한강이남지방에서 개최되는 기술세미나에는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으며 대학과 컨소시엄 구축에도 나서면서 활발한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한강이북권은 낙후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산업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현대도금 윤사장은 전하고 있다.
"자동차나 전자 통신 등의 기반산업이 취약해 다른 지역 도금업체와 경쟁이 불가피한 지역이다. 특화된 기술이 없으면 생존권 보장이 가장 어려운 지역이 한강이북권."의 특징이라고 협신금속의 박상무는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