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금속거래 시장인 런던금속거래소(LME)는 지난 16일 니켈 가격 안정을 위해 하락쪽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선물결제 연기를 허용하는 등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재고가 턱없이 부족해 급등세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8일 LME에서 니켈 3개월물 가격은 t당 300달러(1.08%) 오른 2만8000달러에 마감됐다. 니켈 가격은 16일 장중 한때 t당 2만920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LME가 곧바로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17일에는 2만7700달러까지 밀렸지만 하루 만에 또 다시 반등했다. 이로써 니켈 가격은 연초 대비 110%나 올랐다. 기초 금속 가운데 올 들어 상승률이 가장 높다. 니켈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인 공급 및 재고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니켈 생산국가들이 조직한 국제니켈연구그룹은 최근 중국 인도 등의 고속 성장으로 니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에다 LME의 니켈 재고량이 1200t 안팎으로 전 세계 하루치 소비량의 3분의 1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니켈 재고는 올 들어 80%가량 감소했다. 재고가 거의 바닥 수준이다보니 당장 넘겨받을 수 있는 현물의 경우 기준가격인 3개월짜리 선물가격보다 t당 5000달러 정도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니켈 가격이 워낙 빨리 오르는 바람에 가격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됐다. 일부에선 이들이 파산 또는 결제 불이행을 선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만성적인 공급 부족을 감안할 때 LME 조치가 장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부에선 투기 세력이 가세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JP모건의 존 베르그테일 애널리스트는 "일부 헤지펀드들이 수급 여건이 실제보다 나쁜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니켈을 사들여 창고에 쌓아두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정세를 보였던 구리 가격은 세계 최대 구리광산인 칠레의 에스콘디다 광산 폐쇄로 18일 톤당 2.61% 오른 7480달러를 기록했다.
2006년 8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