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박용범 교수연구팀
전주도금을 응용해 판재로 생산하거나. 패턴된 음극의 형상을 그대로 복제할 수도 있는 새로운 '인바합금 제조방법을 개발했다고 순천대학교 박용범 교수연구팀이 밝혔다. 1897년 프랑스 학자 기욤(C. E. Guillaume)은 36% 니켈을 함유하는 철합금은 온도가 올라가더라도 열팽창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을 발견했고, 그 공로로 192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 합금은 불변강(invariable steel)이란 의미에서 유래된 ►인바 (Invar)라는 별칭으로 더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노벨상을 받은 모든 주제들은 그 원리가 분명하게 밝혀졌지만, 인바의 저열팽창 특성은 완전하게 해명되지 않은 채 남아있었다.
'인바 특이성'이라 불리는 이 현상을 순천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박용범 교수 연구팀이 노벨상 수상 98년 만에 완벽하게 밝혔다. 인바를 생산하는 기존방법은 철과 니켈광석을 녹여서 만든 쇳물을 응고시킨 다음 압연하여 얇은 판재로 제작한다.
그러나 이번에 박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전주도금을 응용하여 판재로도 생산할 수 있고, 패턴된 음극의 형상을 그대로 복제할 수도 있는 새로운 방법이다. 전주도금 인바는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알지비 올렛 (RGB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하는 산업체에서 개발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소재다.
빨강(R) 초록(() 파랑(B) 빛을 발광하는 다이오드 물질을 유리기관의 정확한 위치에 증착시키기 위한 가이드 역할을 하는 메탈마스크는 증착공정에서 온도가 올라가도 열팽창이 일어나지 않는 인바로 만든다.현재는 압연방법으로 생산되는 인바를 사용하고 있는데, 고화질의 영상 이미지를 구현하는 OLD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메탈마스크의 두께가 현재의 반 수준인 7마이크론 정도로 얇아져야 한다.
이 정도 두께의 인바를 만들려면 탑-다운(top-down) 방식인 기존의 압연방법으로는 불가능하고, 보텀-업 (botom-up) 기술인 전주도금만이 가능한 방법이다.현재 RGB타입 OLED 디스플레이 세계시장의 약 95%을 독점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 생산공정에 필요한 메탈마스크 전량을 일본 히다치(Hitachi)금속이 생산한 압연 인바를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에서 에칭공정을 통해 만든 완제품 형태로 비싼 가격에 수입하고 있다.
문제는 이 메탈마스크가 OLED 디스플레이 생산에서 병목기술 (botle-neck technology)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애플과 중국의 화웨이도 OLED 디스플레이를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시작하는 2018년 세계시장 규모가 364억달러(약39조원)로 수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외 관련 업계는 전주도금 인바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초로 전주도금 인바 제조기술을 개발하여 공개한 박 교수는 "전주도금 인바에 대한 일본의 연구 수준이 우리 연구팀 턱 밑까지 쫓아왔고, 중국은 대규모 자본을 앞세워 개발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학계가 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지난 20년 가까이 연구해 구축한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논문을 통해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모험연구 프루젝트로 수행된 이 논문은 5월 4일자 국제학술지 '코팅스(Coatings)' 특집호의 대표논문으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