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선 대표이사와 관리팀 박미 실장
이오선 동아플레이팅(주) 대표이사.
부산에서 아연, 아연니켈합금도금전문업체를 경영하는 이오선 동아플레이팅(주) 대표이사는 도금업계에서도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을 인정하는 인물이지만 다른 업종에서도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철의 여인이다.
이 대표가 도금과 함께 한 24년의 이야기를 듣는 이는 '아이고 , '어떡해'를 연발하다가 반전 스토리에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도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들어 온갓 시련을 겪으면서도 굴복하지 않고 모범기업인으로 우뚝 서기까지의 과정이 한 편의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 대표의 곁에는 대학에서 국제통상을 전공한 박미 관리팀 실장이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박 실장은 잘나가는 기업체의 외동딸이지만, 이 대표가 일귀놓은 동아플레이팅을 물려받을 생각은 꿈에도 없었다. 어머니의 회사이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의 생각은 오랜 기간 배낭여행을 마치고, 외국에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귀국하면서 바뀌게 되었다. 어머니의 건강에 이상을 느끼고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출근했던 그에게 주어진 일거리라곤 사무실 청소뿐이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을 때 회계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갑작스레 퇴사하면서 그 일을 맡게 되었다. 그로부터 6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은 동아플레이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궤뚫어 보는 혜안을 가지게 되었다.
이 대표는 딸이 아닌 관리팀 실장으로서 그의 능력을 믿고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로 성장동력 마련
도금의 '도'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빌려준 돈을 대신해 지난 1997년에 인수한 도금공장은 보험회사 소장으로 잘 나가던 한 여인의 인생을 혹독하게 흔들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여러 달이 지났으나 매출을 직원의 급여도 해결하지 못하는 300만 원대에 불과했고 곧이어 IMF라는 직격탄도 맞았다. 그런 그를 더 힘들게 한 것은 적은 매출도 IMF도 아닌한 배를 탄 사람들이었다.
직원들은 이 대표를 투명인간 취급했고 그들이 도착하는 시간이 그들의 출근시간 이었다. 도금업계는 힘들어하는 이 대표를 도와주기보다 직원 빼가기와 딴지걸기, 편견으로 일관할 뿐 이었다.
꽃길을 포기하고 도금업계에 발을 디딘 이 대표의 하루하루는 신이 그를 버렸다고 표현할 정도로 견디기 힘든 날의 연속이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었다. 그에게는 천금을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는 금쪽같은 자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악물고 견딘 끝에 찾아온 봄날. 주력으로 하던 아연도금 사양이 6가에서 3가로 바뀌면서 그는 시대의 변화를 예감했다.
체계적인 경영관리가 필요하다고 느낀 이 대표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연 매출 10%에 달하는 거금을 투자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수기에 의존하던 회계, 생산, 구매, 재고 등을 전산으로 통합하여 손쉽게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덕분에 관리 부실로 입었던 금전적 손실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1S0/1S16949 인증절차를 참고한 자체 품질경영 사스템도 만들었다. 원자재 구매에서 생산, 납품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대해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한 것이다. 또 생산실행시스템(MES)을 도입하는 강수도 됬다. 도금은 수작업으로 한다는 편견을 깨고 자동화와 첨단회를 진행한 것이다.
모니터링 관리시스템을 적용해 불량 발생 요인을 원천적으로차 단했다. 결과는 3년 동안 생산성과 매출향상 200%라는 성과를 가져 왔다. 이 대표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중소기업중앙회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추진한 대중소기업 상생형 스마트팩토리 구축지원사업을 받아들여 대기업의 스마트공장 시스템과 환경을 동아플레이팅에 접목시켰다.
제품의 크기와 형태가 다른 6천여 종의 아이템을 작업조건이 같은 것끼리 묶어 도금할 수 있는 최적화된 바렐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처럼 네 번에 걸친 스마트팩토리 업그레이드는 품질향상은 물론이고 공정의 낭비와 비효율적인 관리시스템 제거로 이어졌고 늘어난 생산량은 매출증가로 이어졌다. 여기에 더해 두 명의 작업자가 하나의 도금라인을 가동하게 되면서 인력난을 해소하게 되었고 외국인 근로자가 한 명도 없는 사업장으로 변했으며 직원들의 평균 연령대도 20대 중반으로 끌어내렸다.
이러한 스마트팩토리는 성공사례로 꼽히게 되었고 정부기관의 추천을 받은 대기업을 포함한 중견기업은 물론 정부 투자기관의 견학 코스가 되었다. 울해는 반복적으로 처리할 업무를 자동화하여 경영 전반의 업무시간을 단축시키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를 도입하였다.
차고 넘치는 활동 에너지
스마트팩토리로 경쟁력을 갖춘 이 대표는 직원의 마음도 알뜰히 챙겼다.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려고 제주도로 여행도 떠나고 광안리 앞바다에서 직원들의 가족까지 동반한 요트 이벤트도 진행했다. 도금라인을 세우고 직원들이 원하는 체험과 즐길 거리에 초점을 맞춘 선택이었다.
또 최고로 업그레이드된 리조트와 호텔 회원권을 마련하여 직원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12월에 완공 예정인 오피스텔 원룸도 4개나 계약했다. 수습직원들이 거처를 구하는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이처럼 남다른 경영철학을 가진 이 대표는 상복도 많다. 모범중소기업인으로 선정되어 국무총리상을 받았고 스마트공장 유공자 포상으로 충소벤처기엄부 정관 표장, 충소기업 위험성 평가 우수사례 최우수상, 스마트팩토리 어워드 표면처리부문 제조혁신대상, 대한민국 생산성대회 강소기업 부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포함해 정부가 포상하는 국작국직한 상을 받았다.
화러한 수상 경력만큼 대외할동도 잘발하계 진행 중이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사용자 위원 9명 가운데 한 명으로 위촉되었으며 부산상공회의소 부회장과 부산시 체육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지난 1895년 문을 연 이후 여성 초선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부회장을 맡은 이변도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녹산공단 미니클러스터 회장과 녹산공단경영자협의회 이사, 기능한국인으로 활동하면서 부산청정표면처리협동조합 이사장직도 6년째 맡고 있다. 부산청정표면처리협동조합 이사장직을 맡을 때에는 미납된 전기요금과 차입금, 과태료 등 감아야 할 돈은 5억 원이 넘는데 통장의 잔액은 170만 원이 전부인 조합이었다.
앞길이 보이지 않던 조합이었지만 지금은 채무를 청산하고도 통장 잔액을 억 소리나게 만드는 경영자의 능력을 발휘했다.
100년 기업 기둥으로 성장
이처럼 안팎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이 대표의 에너지는 박실장에게 전달되었다. 여행이 최대 목표였던 만큼 동아플레이팅을 어떻게 가꾸겠다는 포부도 없이 출근했던 그가 지금은 동아플레이팅을 백년기업으로 만들어가는 기둥으로 자리 잡았다.
회사를 떠받치는 기둥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동료들은 대표이사의 딸이라는 이유 하나로 어울리기를 꺼렸다. 또이 대표는 30년 동안 불려왔던 엄마라는 호칭을 회사에서는 사용하지 못하게 했고 다른 직원이라면 지적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것들도 용납하지 않았다.
마음 둘 곳이 없었던 박 실장은 남의 눈이 없는 곳에서 수 없는 눈물을 흘렸지만, 생살을 도려내는 듯한 이 대표의 속마음을 알기에 할 일을 알아서 찾았고 완벽하게 처리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회계를 포함한 구매 등의 업무를 맡고 있지만, 화관법에서 기술인력을 요구하자 자격증을 취득해 대응했다. 오랜 기간 사용하는 대용량의 약품을 소분 용기로 납품해 줄 것을 공급업체에 부탁했고 아연판을 교체하는 직원들의 불안정한 자세를 보고는 발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작업 중에 발생한 가벼운 사고라도 육하원칙에 따라 경위서를 작성하게 하여 재발방지를 유도하면서 그동안은 당연하게 여겨왔던 불안전한 요소들을 하나씩 개선하며 무재해 사업장으로만들어가고 있다.
박 실장은 동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이벤트 귀재였다. 추석이나설 명절, 창립기념일 등의 특별한 날에는 선물 추첨 깜짝 이벤트도 한다. 선물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꽝이 없이 골고루 돌아가게 준비하는 센스도 겸비했다.
동료들은 당첨된 선물의 가격을 떠나 추첨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설렘 하나만으로도 즐겁다. 또 동료들이 동남아로 여행 갈 기회를 만들기 위해 매달 일정 금액을 적립하는 아이디어도 냈다.
이처럼 동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며 안살림을 이끌어가는 박 실장은 외부 활동예도 적극적이다. 부산시 뿌리산업 자문위원과 부산상공회의소 모니터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자동차부품업계 동향 등을 조사해 정기적으로 제출하고 뿌리산업 업종들이 격는 애로사항을 발굴해 건의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녹산공단의 모든 업종 2세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스마트팩토리에 대해 발표하고 여성 회원들은 않에 나서지 말고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성차별적인 분위기를 변화시키면서 바람직한 2세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박 실장의 적극적인 외부 활동은 도금업종에만 머물지 말고 다양한 엽종의 사람들을 만나, 보고 배우라는 이 대표의 권유로 시작되었으나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디를 가든 박미는 없었고 이오선 대표이사의 딸이라는 그림자가 항상 따라다녔다. 불편했으나 불평하지는 않았다. 그에게 이 대표는 뛰어넘어야 할 대상이 아닌 닮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표이사와 직원으로 6년의 세월을 함께한 이 대표는 박 실장에게서 기업인의 자질을 발견하고 1,983m2 규모의 사업장 하나를 또 마련했다. 여기에 신설되는 도금라인은 두 명이 한 개 라인을 책임지던 것을 한 명으로 가동하게 만들고 나머지 한 명은 로봇으로 대체되는 라인으로 구축한다. 현장직원의 수는 줄고 4차산업 시가 접목되는 완벽한 스마트공장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