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가 입사하더니 패션 브랜드 런칭
대도도금 정광수-정광미 공동대표와 정혜원 본부장
대도도금. 서울 빌딩의 숲에서 가방장식 도금을 바탕으로 패션 브랜드까지 런칭하며 가업을 드라마로 엮어내는 기업이다.
대도도금에는 마케팅을 비롯해 대외활동을 맡은 형 정광미 대표와 표면처리명장, 표면처리기능장으로 생산라인을 책임지는 동생 정광미 대표가 있다. 이들은 공동대표다.
이들 뒤에는 정광수 대표 아들로 대도에서 도금하는 장신구를 이용해 가방과 벨트 등의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패션 브랜드사업을 이끌어 가는 정혜원 본부장이 있다.
이들은 도금을 인연으로 장신구를 만드는 세종콜렉션을 설립하고 최근엔 패션 브랜드인 파프까지 탄생시켰다.
장신구를 만들어 도금하고 그것이 부착된 브랜드로 글로벌 기업으로 힘있는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그것을 위해 도심형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성수동의 한복판에 9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7층짜리 도심 상생형 스마트사업장을 신축했다.
장신구를 락크에 걸면 도금과 코팅을 거쳐 포장실까지 원스톱으로 전달되는 첨단 시설을 갖춘 스마트공장이다. 작업할 때도 장화나 앞치마가 필요 없으며 작업자를 위한 공기정화장치까지 설치했다.
선진국의 도심형 도금공장을 벤치마킹해 뉴욕이나 맨해튼, 동경에 있는 도금공장과 비교해도 조금도 뒤지지 않을 사업장을 서울의 한복판에 만든 것이다. 깨끗한 근무환경으로 50여 명에 가까운 직원 가운데 MZ세대들이 70% 에 이른다.
서울 도심에서 친환경 도금공장 가동
정광수 정광미 대표는 그들의 형이 수도권에서 도금공장을 하고 있었던 이유로 정광수 대표는 관리업무를 맡았고 장광미 대표는 현장에 투입되면서 자연스럽게 도금과 인연을 맺었다.
그렇게 20년이 되어 갈 때쯤에 건강이 좋지 않았던 형이 사업장을 정리하게 되었고, 폐수처리장을 지어 줄 테니 자기네 물건을 도금해 달라는 장신구제조업체의 부탁으로 지난 99년에 창업했다.
일거리가 많아 야근은 당연했고 1주일에 2~3번 정도 퇴근하는 날도 허다했다. 그렇게 4년이 흐른 2003년에 지금의 자리에 그들의 공장을 마련했다.
이처럼 경쟁업체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형제들의 타고난 성실성도 있었으나, 코팅액 재활용장치와 원심탈수기 개발, 이온플레이팅 장비구축 등으로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품질 고급화에 매달린 덕분이다.
도금한 장신구가 걸린 락크를 넣을 수 있게 만든 원심탈수기는 생산성을 올렸고 탈수 과정에서 장신구끼리 부뒷침을 해결해품질도 높였다. 또 코팅액 재활용장치는 단가상승의 요인이 되는 코팅액 사용을 줄여 가격경쟁력을 가져왔다.
내마모성이 뛰어나 기계부품이나 우주 항공기부품 코팅에 사용되는 이온플레이팅 장비를 도입한 것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도금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장신구를 제조하는 세종콜렉션이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엠씨엠, 코치, 닥스의 장신구와 로고 등을 직접 만들고 도금해 납품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그러나 인건비 상승으로 바이어들의 발길이 중국이나 베트남등의 동남아시아로 향하면서 장신구제조업체들도 이들을 따라 이전하기 시작했다.
대도도 베트남이나 중국으로 이전할 것을 권유받았으나 대한민국 장신구도금업계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금사라기 같은 땅에다 도심형 도금공장 신축을 결심하고 2년 6개월의 공사 끝에 지난해 5월 입주했다.
그들도 사업장 이전과 신축의 갈림길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으나, 뉴욕과 도쿄 한복판에도 경쟁력을 갓준 도금공장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서울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 확신하면서 스마트공장 구축에 들어 갔다.
가동에 들어간 스마트공장에는 전처리와 니켈도금 공정에 수평 로봇이 있고 귀금속도금라인과 코팅라인에는 락크를 잡은 팔의 관절을 6번까지 꺾는 6척 다관절 로봇이 설치돼 있다.
이 로봇은 작업자가 모니터 터치를 통해 도금할 제품에 최적화된 작업조건을 불러내고 입력하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입력한 정보 그대로 움직인다. 덕분에 장신구 도금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색상의 균일화를 이루었으며, 작업한 데이터 또한 클라우드에 저장함으로써 만약의 사태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있다.
작업자가 락크를 들고 이동할 필요도 없다. 도금과 코팅, 건조 등의 모든 공정이 컨베이어를 타고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고 90명에 달하던 인원이 50명대 아래로 줄었고 작업자의 동선도 짧아져 피로도를 줄였다.
정광수 대표
● 영업과 대외활동 담당
● 바이어 유혹 뿌리치고 성수동 고집
● 정광미 대표를 스타로 만든 공신
이러한 대도도금에 시선이 집중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옥상에 설치된 대기오염방지설비에 있다. 도금라인에서 배출되는 가스를 한번 정화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대도는 한번 정화한 가스를 다시 한번 걸러내는 이중처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기준치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고도화 설비인데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시스템이다.
화공약품 냄새와 앞치마를 두른 작업장을 떠올리는 도금공장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도금공장 모범사례를 만들고 싶었던 정광미 대표의 강한 의지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도심형 사업장의 결정체이다.
설비만 잘 갖춰 놓은 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친환경사업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미 시안과 6가크롬, 카드룹, 과불화 화합물 등은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국내 1호로 니켈 알레르기 방지를위한 '무니켈도금 안전생산인증'도 지난해 6월 획득했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한지붕 한울타리에서 지낸 40년 가운데 절반을 대도도금 공동대표로 지내 오면서 형제로, 사업동반자로 그들이 보여준 돈독한 우애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일수록 고집과 자기주장이 강해 공동경영이 쉽지 않을 것인데 이들은 수평 맞추기 게임을 하듯 꾸려오고 있다. 창업할 때부터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했고 봉급도 같다. 의무와 권한도 동일하게 주어졌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들이 맡은 업무다.
정광미 대표
● 뉴욕, 동경, 도금공장에 뒤지지 않는 도심형 도금사업장 설계
● 앞치마와 장화 사라지고 로봇이 알아서 척척
● 표면처리명장, 표면처리기능장, 신지식인으로 활동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정광수 대표는 영업과 재무를 맡았고 내성적이며 잔잔한 스타일이지만 시작한 일은 끝을 보는 정광미대표는 생산라인을 책임진다. 서로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맡은
만큼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해한다.
의견이 달라 부딧힐 때도 있으나, 회사를 위하는 논쟁이기에 감정을 섞는 충돌은 피한다. 형의 공장에서 20년을 동고동락하면서 몸으로 터득한 이해심과 짠한 마음은 논쟁도 소통이 되고 장점과 단점을 잘 버무려 회사발전에 커다란 시너지효과를 냈다.
대도도금을 이야기하면서 표면처리기능장, 우수숙련기술자, 신지식인, 표면처리명장으로 활동하는 정광미 대표의 성공 이야기는 안할수 없다.
명장으로 활동하기까지에는 그의 노력도 있었으나, 끌어주고 믿어준 정광수 대표가 별을 만들었다. 정광수 대표는 정광미 대표에게 표면처리기술경기대회 출전을 권유했고, 정광미 대표는 2011년에 처음 출전해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부상으로 표면처리기능사 자격증을 받았다.
이것은 귀금속도금업체 종사자도 한 분야에서 전문가로서인 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안겨주는 계기가 되어 기능장자격시험에 도전했다.
40대 중반이란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여서 코에서 피가 나게 공부한 결과, 한번에 합격하는 행운을 안았다. 여기에서 멈출 수 없어 표면처리명장에 도전했고 3년 동안 준비한 끝에 표면처리분야에서 4번째 명장이 되었다.
기술경기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이후 6년 동안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표창, 서울시장 표창, 뿌라산업과 관련된 장관 표창, 중소기업청장상 2년 연속 수상 등을 거치며 뿌리산업 발전 유공자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가업을 바탕으로 브랜드 런칭
형제가 이룬 대도도금이 또 다른 모습으로 변모하는 날갓짓에는 정광수 대표의 아들인 정혜원 본부장이 동참했다.
정해원 본부장은 체육대학 진학이 꿈이었으나. 도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얼리학과에 입학하면서 도금과 관련있는 쇼핑몰을 눈여겨 봤다.
학교를 졸업하고 주얼리업계에서 5년 동안 사회경험을 쌓은 다음에 대도도금의 자회사인 세종콜렉션 영업부로 합류했다.
정혜원 본부장
● 도금을 바탕으로 패션 브랜드 사업에 진출
● 해외 박람회 넘나들며 영업실적 올려
● 조달청 입찰로 일거리 갖고 와
그는 대도가 국내외 유명장신구 브랜드에 납품한 경험을 바탕으로 상품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면서 제조 판매업체로 변신할 것을 건의해 패션 브랜드인 파프를 탄생게 했다. 지난 12월에 파프코프레이션이란 별도법인도 설립했다.
정혜원 본부장은 입사 후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전까지 이탈리아와 홍콩, 동경에서 개최되는 장신구관련 박람회에 출품하면서 적극적인 영업을 전개했다.
그곳에서 연결된 스위스의 명품 브랜드 카롤리나 헬레나와 이탈리아의 포츠, 인도의 도와에 대도와 세종이 만들고 도금한 금속 장신구와 로고를 직접 수출하고, 일본의 야마하에도 기타와 플롯 등에 부착되는 장신구를 납품한다. 해마다 120~130만 달러를 수출해 100불 수출 탑도 받았다.
또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장식업체로 등록되어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사은품과 국내 골프메이커에 남녀벨트 완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개최된 전국체전에는 메달을 포함한 6천여 점의 시상품을 납품했고 올해에는 국방부 관련 근속 30주년 기념 휘장 1400여 점과 공군에 입대하는 장병들이 사용하는 명찰도 납품하는 영업력을 보였다.
도금을 바탕으로 탄생한 파프는 사업장 1총에 매장을 마련하고 파프를 중심으로 신발과 옷, 가방 종류 5개 브랜드를 편집샆으로 꾸며놓고 커피습과 함께 운영한다.
커피숍은 홍보를 위한 전략이다. 홍보를 위해 드라마에 협찬하고 있으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출전자들이 매장을 둘러보는 기회도 제공했다.
변신에 변신을 추구하는 대도도금 공동대표 형제의 땀방울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