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23호 익산 왕궁리 석탑 출토 금강경판이, 이제까지 알려진 순금제와는 달리, 도금기법이 적용된 유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신광섭)이 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과 공동으로 실시한 전주박물관 소장 중요유물 17점에 대한 성분분석 결과, 금강경판에서 수은이 검출돼 은판 위에 수은아말감 도금기법을 적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금동제사리외함과 금동제경판외함 내부는 수은아말감 도금기법을 적용하고 함 외부에는 연백(납)을 도포한 다음 적색안료인 주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고구려 쌍영총벽화 벽체와 백제 무령왕릉 출토 석수 표면을 처리한 기법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있다.
이동형 X선-형광분석기를 이용한 이번 조사에서 김제 대목리 출토 금동판불이 완성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간 압축불을 제작하기 위한 청동 원형틀로 알려져 왔지만, 유물 표면에서 금과 수은이 검출되면서 도금기법을 쓴 금동판불로 추정되고 있다.
민병훈 학예연구실장은 “전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중요한 전북지역 출토 고고 및 미술품에 대해 지속적으로 과학적 비파괴분석을 실시해 성분 및 제작기법에 대한 연구는 물론, 향후 DB구축을 통해 유물 복원 등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북일보